시,수필,그리고

[스크랩] 如來 - 항상 옴

수水 2009. 4. 22. 11:30
1.

당신은 매순간 나에게 온다.

항상 그랬듯이 나에게 온다.

당신은 나를 보며 미소짓는다.

항상 그랫듯이 미소짓는다.

나는 멈추지 못하고 걸어가면서 문득 그 미소를 생각한다.

당신은 뒷모습이 없다.

가지 않는 당신은 뒷모습이 없다.

오기만 하는 당신은 불청객이다.

당신은 매순간 나에게 온다.

오는 당신은 막을 수 없다.

2.

오고 있다.

다가오고 있다.

비록 나의 눈은 빌딩과 거리를 오가는 群狀을 좇으며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나의 가슴은 당신이 언제나 오고있음을

오고있는 당신의 미소가 흐려지고 눈매가 가늘어지고 있음을 지켜본다.

나는

당신이 오고 있는 동안에

한 세상을 다 보내었다.

기억으로 희미한 古佛은 녹슬고 거칠어진 청동의 질감을 벗지 못하고 그자리에 앉아있다.

그 곳은 60년대의 버스정류소 건널목과 그리 반듯하지 못한 골목길을 지나

별이 빛나는 언덕이다.

당신은 항상 오고 있지만

나는 여기서만 당신을 볼 수 있다.


3.

오고 가는 것은

幻 - Maya - 이다.

오고 가는 것은

모든 것이다.

오고 가는 것은 세상이다.

나는 때때로 가는 것을 붙들어 놓고 싶고 오는 것을 막고싶고 여기에 머물고 싶다.

오는 것은 가야 한다

그리고

가버린 것은 오는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가기만 하는 것으로 안다.

시간은 가는 것이다.

세상은 가는 것이다.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제자리에 있다.


4.

비가 내리는 날 창문을 연다.

비가 오고 있다.

오는 비 처럼 당신은 내 머리에 어깨에 옷에 신발에 스며들 것인가

바람이 불어오는 것 처럼

나의 가슴을 열고 위장을 훑고 간과 허파를 어루만지는 것일까

당신은 오고 있지만

비가 우산속에서 내리지 않는 것처럼 나는 당신을 느낄 수 없다.

오히려 비가 들이칠까 두려워 창문을 꼭꼭 닫는 어머니 처럼

나는 우산을 쓰고 장화를 신고

당신을 막고 있다.

막으면서 이야기한다.

"당신은 오고있지만 나는 당신을 볼 수가 없다."
출처 : 무림386
글쓴이 : 袖手樵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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