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이 이르기를, ‘음(音)을 사용하고 글자를 합한 것이 모두 옛 글에 위반된다.’ 하였는데, 설총(薛聰)의 이두(吏讀)도 역시 음이 다르지 않으냐. 또 이두를 제작한 본뜻이 백성을 편리하게 하려 함이 아니하겠느냐. 만일 그것이 백성을 편리하게 한 것이라면 이제의 언문은 백성을 편리하게 하려 한 것이다. 너희들이 설총은 옳다 하면서 군상(君上)의 하는 일은 그르다 하는 것은 무엇이냐. 또 네가 운서(韻書)를 아느냐. 사성 칠음(四聲七音)에 자모(字母)가 몇이나 있느냐. 만일 내가 그 운서를 바로잡지 아니하면 누가 이를 바로잡을 것이냐. 또 소(疏)에 이르기를, ‘새롭고 기이한 하나의 기예(技藝)라.’ 하였으니, 내 늘그막에 날[日]을 보내기 어려워서 서적으로 벗을 삼을 뿐인데, 어찌 옛 것을 싫어하고 새 것을 좋아하여 하는 것이겠느냐. 또는 전렵(田獵)으로 매사냥을 하는 예도 아닌데 너희들의 말은 너무 지나침이 있다. 그리고 내가 나이 늙어서 국가의 서무(庶務)를 세자에게 오로지 맡겼으니, 비록 세미(細微)한 일일지라도 참예하여 결정함이 마땅하거든, 하물며 언문이겠느냐. 만약 세자로 하여금 항상 동궁(東宮)에만 있게 한다면 환관(宦官)에게 일을 맡길 것이냐. 너희들이 시종(侍從)하는 신하로서 내 뜻을 밝게 알면서도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니, 만리(萬理) 등이 대답하기를,
“설총의 이두는 비록 음이 다르다 하나, 음에 따르고 해석에 따라 어조(語助)와 문자가 원래 서로 떨어지지 않사온데, 이제 언문은 여러 글자를 합하여 함께 써서 그 음과 해석을 변한 것이고 글자의 형상이 아닙니다. 또 새롭고 기이한 한 가지의 기예(技藝)라 하온 것은 특히 문세(文勢)에 인하여 이 말을 한 것이옵고 의미가 있어서 그러한 것은 아니옵니다. 동궁은 공사(公事)라면 비록 세미한 일일지라도 참결(參決)하시지 않을 수 없사오나, 급하지 않은 일을 무엇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며 심려하시옵니까.”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전번에 김문(金汶)이 아뢰기를, ‘언문을 제작함에 불가할 것은 없습니다.’ 하였는데, 지금은 도리어 불가하다 하고, 또 정창손(鄭昌孫)은 말하기를, ‘삼강행실(三綱行實)을 반포한 후에 충신·효자·열녀의 무리가 나옴을 볼 수 없는 것은, 사람이 행하고 행하지 않는 것이 사람의 자질(資質) 여하(如何)에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 꼭 언문으로 번역한 후에야 사람이 모두 본받을 것입니까.’ 하였으니, 이따위 말이 어찌 선비의 이치를 아는 말이겠느냐. 아무짝에도 쓸데 없는 용속(庸俗)한 선비이다.”
하였다. 먼젓번에 임금이 정창손에게 하교하기를,
“내가 만일 언문으로 삼강행실(三綱行實)을 번역하여 민간에 반포하면 어리석은 남녀가 모두 쉽게 깨달아서 충신·효자·열녀가 반드시 무리로 나올 것이다.”
하였는데, 창손이 이 말로 계달한 때문에 이제 이러한 하교가 있은 것이었다. 임금이 또 하교하기를,
“내가 너희들을 부른 것은 처음부터 죄주려 한 것이 아니고, 다만 소(疏) 안에 한두 가지 말을 물으려 하였던 것인데, 너희들이 사리를 돌아보지 않고 말을 변하여 대답하니, 너희들의 죄는 벗기 어렵다.”
하고, 드디어 부제학(副提學) 최만리(崔萬理)·직제학(直提學) 신석조(辛碩祖)·직전(直殿) 김문(金汶), 응교(應敎) 정창손(鄭昌孫)·부교리(副校理) 하위지(河緯之)·부수찬(副修撰) 송처검(宋處儉), 저작랑(著作郞) 조근(趙瑾)을 의금부에 내렸다가 이튿날 석방하라 명하였는데, 오직 정창손만은 파직(罷職)시키고, 인하여 의금부에 전지하기를,
“김문이 앞뒤에 말을 변하여 계달한 사유를 국문(鞫問)하여 아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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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맛 해설>
최만리가 개기면서 시작 됨
"한글? 표음문자? 이딴거 왜 만들었서효!! 예? 예? 병진 같은 백성들이 글은 읽어서 뭐해요? 예? 예? 한자 안쓰면 오랑캐 되는데연
예? 예? 어쩔거예효 왜 그랬서효 임금님 나빠효!"
".........이 샹노무 색히가...글케 따지면 이두도 표음문자자나.. 잘쓰고 있자나.. 백성들 편하면 좋은거
아니냐.. (말하면서 열받기 시작함) 이 시밤 생각해보니 존나 빡치네..
야이 새끼야 니가 운서를 알어?! 어! 사성 칠음 자모가 몇개야!! 이거 아냐고 생키야!! 낵아 안하면 누가해? 니가 할래?
기예? 이 시밤 낵아 곡마단이냐? 늙어서 심심하니까 책이나 보고 있는데 그게 할소리냐?
낵아 매사냥 나가서 쳐논것도 아닌데 진짜 이것들이... 글고 대리청정도 맡겼는데 세자가 이거 좀 같이 하면 뭐가 잘못됐냐 히발롬들아!! 어!!"
최만리 반격
".......이두는효.. 그래도 한자랑 비슷하게 생겼자나효.. 글고 동궁마마는 급한 일도 많은데 표음문자 찌끄레기나 만드는데 뭐하러 하시냐고연.."
랩이 폭포수처럼 분출되는 이도씨
"...김문 그래.. 김문 이생키 어디갔냐? 이색기가 저번에는 만들어도 된다 그러다가 지금은 안된다고 말바꾸고
정창손 이놈 색히도 나오라 그래 뭐? 삼강행실 반포해도 충신,효자,열녀 안 나오는 이유가 가르친다고 되는게
아니라 자질여하에 달렸다고? 이건 히발 말이냐 방구냐 낵아 한글 이거 만들어서 백성애들 한테
확 뿌려 보께 이새끼들아!! 충신 효자 열녀가 개떼같이 나오는지 안나오는지 보자고!!!"
"후욱 후욱.. 아오 빡쳐 진차 낵아 니들 부른게 첨부터 벌줄라 그런건 아니라 상소를 하도 기가차게 썼길래 얘기나 좀 해볼라 그런거거등? 근데 니들은 진짜 용서가 안된다"
[드디어 부제학(副提學) 최만리(崔萬理)·직제학(直提學) 신석조(辛碩祖)·직전(直殿) 김문(金汶), 응교(應敎) 정창손(鄭昌孫)·부교리(副校理) 하위지(河緯之)·부수찬(副修撰) 송처검(宋處儉), 저작랑(著作郞) 조근(趙瑾)을 의금부에 내렸다가 이튿날 석방하라 명하였는데, 오직 정창손만은 파직(罷職)시키고, 인하여 의금부에 전지하기를, “김문이 앞뒤에 말을 변하여 계달한 사유를 국문(鞫問)하여 아뢰라.”]
캐빡쳐서 전부 의금부에 집어 넣었다가 다음날 좀 풀려서 정창손만 일단 파직, 근데 김문은 말바꾼게 도저히 용서가 안된거임.
다음 기사 보면 김문 장 100대형 내림. 물론 속전으로 받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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