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설

떡 이야기

수水 2004. 4. 23. 09:55
계절의 시작...꽃피는 봄과 더불어 새로히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은가보다.

모두 새로히 시작 할 때의 맘 처럼 만족스런 성과와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옆 사무실에서 몇일동안 수선스레 뚝닥거리더니 새로 누군가 사무실을 오픈 하나보다.

고사 지낸 팥시루떡 한접시를 보내 왔다.

떡...하면 어떤것이 젤로 좋을까?

뭐 수水 개인적으로는 팥시루떡이 젤 좋다....*^^*

요즘은 개업 한다고 고사를 지내는 집이나 있어야 먹어 볼수 있는 떡이지만 맛도 맛이려니와 복과 만사 형통을 기원 하는 고사때 쓰이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복을 비는 이의 맘과 정성이 담겨있는 떡 이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팥시루떡......

뜨거울 때 보다 식어서 약간 꾸덕꾸덕해 졌을 때나....단단히 굳은 걸 밥통 속에 넣어두어 눅눅해 진걸 먹을 때가 더 정겹고 좋다...

손에 자꾸 엉겨 붙는 떡을 떼어네어 설탕 가루나 조청에 살짝 찍어 먹으면,

달콤함과 팥의 텁텁함의 조화로움이 어릴적 눈 내리던 겨울에 따듯한 아랫목에 배 깔고 누워 책 읽으며 먹던 기억이 떠오르고,....옛 추억속으로 이끌어서인지 시루떡은 지금도 왠지 정겹다.

그리고 외할머니댁에 가면 뜨겁게 금방 만들어 식기전에 먹으라며 한입 가득 넣어주시던 쑥범벅의 기억.....콧날이 시큰해지는건 쑥의 쌉싸름한 맛의 기억 때문만은 아닐것이다.

떡하면 나에겐 왠지 가슴부터 따듯해지는 노스탈직 해지는 음식으로 다가선다.

*^_______________^*

떡에 대해 알아봤다.


떡을 비롯해서 한과는 우리의 전통 먹거리로 종류만해도 떡이 3~400 가지, 한과가 100여가지가 넘는데, 발전되고 응용된 떡까지 다하면 셀 수 없이 다양하고 풍부하다.

농사를 지어온 우리나라 음식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떡과 한과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음식으로 맛과 영양을 고루 갖추었다.

별식인 동시에 간식인 떡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 찌는 떡, 지지는 떡, 삶는 떡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쪄서 내는 떡으로는 찹쌀가루에 밤, 대추, 콩, 등을 섞어 시루에 찐 모듬백이를 비롯해서 달콤한 약식, 색깔이 예쁜 무지개떡 등이 있고,
삼색단자나 쫄깃한 인절미 같은 떡들은 치는 떡이다.
기름에 지지는 떡으로는 주악이나 찰부꾸미 같은 것이 있고,
각색경단은 삶아내는떡이다.

우리나라 전통 과자인 한과는 졸이고 말리는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에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데 대표적인 것으로 유과와 유밀과가 있다.유밀과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고소하고 달콤한 맛의 약과를 들 수 있는데,요즘은 낱개 포장으로 동네슈퍼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 약과는 고급 과자로 통과의례나 명절, 잔치 때의 필수 음식이었다고 한다.


별식으로 먹었던 떡은 잔치나 명절, 제사음식으로도 빠지지 않는 감초 같은 음식!

민속최대의 명절인 설날에는 만물이 새로 시작된다는 뜻에서 엄숙하고 청결을 중요시해서 하얀 가래떡으로 흰 떡국을 끓여먹었다.
또 이 떡국에는 '첨세병'이라고 해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도 들어있다.
아이들은 어른이 된다는 설레임에 한 그릇 더~ 하기도 하고, 떡국 안먹는다고 나이를 안 먹는건 아니지만 떡국 한 그릇에 가슴 시려하는 어른들도 있다~~
하지만 걱정말고 많이 먹자! 돈의 모양을 담아서 동그랗게 썰게 된 가래떡을 많이 먹으면 부자가 될지도 모르니까~~

정월 대보름에는 까마귀가 왕을 구해주었다고 해서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이때 까마귀의 색을 닮은 약밥을 했고 이것이 오늘까지 이어졌다

3월3일 삼짇날에는 봄이 시작되니까 진달래를 따다 떡 위에 솔솔 뿌려 화전을 해먹는다.
봄을 음미 하면서 먹었다고 하니 우리민족이 풍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추석에는 농사로 거둔 햅쌀로 수확의 기쁨을 맛보면서 온 가족이 송편을 빚어 먹고,

겨울에는 온갖 잡곡을 넣어서 한해를 무사히 보낸 감사의 의미로 망년떡 이라는 것을 먹기도 했다.

이렇게 떡은 사계절 내내 계절의 흐름에 맞게 별식으로 사랑 받은 음식이다.



시대의 흐름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것이 바로 그 당시 유행하던 유행이나 속담 등이다.
떡에 관한 속담이 많다는 것만 봐도 떡이 얼마나 우리 식문화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밥 위에 떡' 이라는 속담은 금상첨화라는 뜻으로 별식으로 먹던 떡이 밥 만큼이나 훌륭한 음식이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가을비가 떡비'라는 말처럼 가을철 비가 오면 수확한 곡식으로 떡을 해먹었고, '밥 먹는 배 다르고 떡 먹는배 다르다' 라는 속담처럼 떡을 즐겼다.

'이게 웬 떡이야?' 하는 말은 요즘도 가끔 쓰는 말이지만 그만큼 떡이 주는 만족감과 행복감이 컸다.

'떡 본김에 제사 지낸다'라는 속담처럼 제사의 필수 음식은 떡이었고, 귀신도 떡을 좋아한다고 믿었다.

방앗간에서는 굿에 쓰는 떡이라면 흔쾌히 주문을 받았는데, 이유는 굿에 쓰는 떡은 값을 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굿할 때 쓰는 떡은 소금간이 되지 않은 떡이다. 귀신은 소금간이 된 떡을 보면 놀라서 도망간다고 한다. 소금간이 된 것은 사람이 먹는 음식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래서 잡귀를 쫓을 때도 소금을 뿌린다.

송편을 예쁘게 빚어야 예쁜 딸을 낳는다는 풍습은 요즘에도 많이 알고 있는 것이고, 임신한 여자가 덜 익은 송편을 깨물면 딸을 낳고 잘 익은 송편을 깨물면 아들을 낳는다는 풍습도 있었는데 일부러 송편을 만들어 깨물어 보기도 했다.

재래식 변소가 대부분이었던 시절 아이가 변소에 빠지면 액땜으로 쌀가루로 만든 똥떡을 동네 사람들에게 고루 나누어주었다.
동네 아이가 한번 빠지면 온 동네 사람들이 떡을 먹게 되는 특이하고 재밌는 풍습이다.

이렇게 아이와 관련된 떡 풍습으로는 아기가 10살이 되기 전까지 매 생일마다 붉은 팥고물 수수경단을 먹이는 것이 있다.

삼신 할머니에게 아이를 잘 봐달라는 의미가 담겨있는데, 일본에서도 아이에게 떡 위를 걷게 해서 액땜하려는 비슷한 풍습이 전해진다고 한다.



요즘 단맛이 강한 베이커리의 케익 대신 단맛은 적지만 질리지 않고, 두고두고 먹을수 있는 떡케익이 유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케익을 만들기 적합한 떡에는 백설기와 찹쌀가루에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서 시루에 찐 찰무리떡의 하나인 모듬백이,무지개떡 등이 있다.

서울 포이동에 있는 떡집 춘하추동에는 흑임자, 송화가루, 잣가루 등이 들어간 삼색무리병케익을 비롯해서 단호박케익, 두텁편 등과 커피설기, 버터설기, 초코설기, 사과범벅 등의 퓨전케익이 있다.

커피,우유,견과류 등이 들어간 커피설기와 버터설기는 여자들에게 인기 있고, 초코설기는 아이들이 좋아한다.

이화여대 앞에 있는 동병상련에서는 팥케익, 코코아케익,버터케익,고구마케익,호박케익 등 여자들이 좋아하는 재료들을 사용해서 저렴하게 떡케익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의 예문병과에서는 몸에 좋은 재료들로 만들어서 가격이 비싸지만 고급 선물용으로 좋은 흑임자케익,계피케익,당근케익,도토리 케익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떡은 비슷한 향을 가지고 있거나 맛이 어울리는 차와 조화시켜서 먹는 것이 좋다.
봄에는 봄에 나는 쑥이나 꽃을 넣어서 만든 쑥설기, 쑥절편, 화전 등의 떡에 오미자 화채를 곁들이면 좋고,
여름에는 증편, 주악, 찰편 등을 시원한 음료나 차게 한 꿀물등과 함께 먹으면 한끼 식사로도 든든하다.
가을,겨울에는 메떡이나 두텁떡, 단자 같은 떡을 주로 따뜻한 차와 곁들여서 먹는다.
두텁떡이나 단자는 유자차와 함께, 콩찰떡은 약간 씁쓸한 녹차와도 어울리고 담백한 백설기는 허브차와 함께 먹으면 좋다.



떡은 빵이나 과자에 비해서 천연재료를 많이 쓰고, 단맛도 강하지 않아서 칼로리가 낮은 편이다.

그와 더불어서 소화가 잘되고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을 만큼 풍부한 재료들이 첨가 되어서 든든함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일본인들도 우리의 떡을 선호하고 있다.

떡 중에서도 특히 칼로리가 낮아서 다이어트에 좋은 떡으로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는 인절미를 들 수 있고, 찰떡, 두텁떡이나 구름떡도 좋다

떡마당의 호박구름떡도 붓기를 빼는 호박가루가 많이 들어가고 설탕이 적게 들어가서 다이어트에 좋다.

동병상련의 물호박이나 깨찰편도 달지 않아서 좋고, 감가루로 만든 석탄병도 다이어트로 추천할만한 떡이라고 한다.

예문병과 꽃편중 유자편과 흑임자편, 그리고 두텁의 성질을 지닌 별미경단을 비롯해서 삼색 인절미 중에서 흑미,현미 인절미는 칼로리가 낮다.
홍순조 손맛의 흑미말이 같은 것도 좋고, 대추단자도 좋다.




서양의 빵문화가 우리의 떡문화를 앞질러가고 있는 현실을 가슴아파하면서 최근 떡집에는 음식에 한차례 불었던 퓨전의 바람이 옮겨지고 있다.

떡집마다 불고 있는 푸전화의 바람은 뭘까?

1. 떡집들이 예뻐지고 있다.

기계들과 김이 모락 모락나는 떡들이 펼쳐져 있던 어두운 방앗간 같은 떡집과 달리 베이커리처럼 깔끔하고 화사한 매장들이 늘고 있어 떡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

2.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들을 사용한 맛의 퓨전화!

예쁘고 깔끔한 떡집에서 화려하고 독특한 맛의 떡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요즘 떡집에 가면 전통 재료와 서양식 재료들의 절묘한 만남을 통해 오묘한 떡맛을 즐길 수 있다.

3. 낱개로 포장된 떡은 간식으로 안성맞춤!

빵처럼 낱개로 포장된 떡들이 간식거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보관도 편하고, 먹기도 편하기 때문에 떡 매출이 늘고 있는 데 한몫 하지 않았을까.

바쁜 셀러리맨들이 아침을 거르기 쉽상인데 낱개로 포장된 떡 하나씩 드시면 출근길이 든든 하지않을까....

4. 떡도 종합선물세트 시대!

예전과 달리 선물용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떡~~
고급스럽게 한지로 포장한 예쁜 떡들은 어른에게 선물하기 에 더 없이 만족스러운 굿 아이템이다.




[우리가 떡에 대해 궁금해하는 몇 가지들]

1. 떡은 정말 우리나라 전통의 음식일까?

농경문화가 정착되었던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떡이 발달되었고, 중국에서도 찹쌀로 떡을 만들어먹었는데 서양과 인접했기 때문에 우리보다 많은 변화가 겪게 되었다.중국의 떡이 흘러 들어오기도 하고, 우리의 떡이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특히, 고려때 우리나라 약과가 너무 유명해서 중국에서도 고려약과 하면 알아줬다고 한다.

우리 고유의 떡은 백설기 같은 무리떡이나 가래떡이다.

중국은 찹쌀을 많이 쓰는 인절미, 일본은 우리의 경단이 변한 모찌가 대표적이다.


2.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국가 대표 떡은?

설기떡의 대표격인 백설기와 인절미 그리고 송편 같은 떡이다.

백설기 에서 변형된 것으로 고사를 지낼 때 빠지지 않는 고사떡도 마찬가지지만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사랑을 받아온 떡이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떡들이다.
그만큼 그 맛이 우리의 입맛에 가장 잘 맞기 때문이 아닐까?


3. 같은 떡에도 귀족과 평민이 있을까?

고급떡과 그렇지 않은 떡을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궁중에서 쓰던 떡과 서민들이 먹던 떡으로 구분할 수 있다.

두텁떡은 봉우리떡 혼돈병이라고 하며 궁중에서 잔치에 이용하던 희귀한 떡이다.
그 외에 각색주악, 단자 등 궁중에서 먹던 떡은 가짓수만 해도 수없이 많다.

그와 대조적으로 소박한 서민들의 떡으로는 개떡이 있다. 하지만 천대받았던 개떡도 합리적인 재료 배합을 통해서 만들어진 영양가 만점의 떡이다.

4. 오래 걸리는 떡과 단시간에 만들 수 있는 떡은?

두텁떡, 쑥구리 단자와 유자단자를 비롯한 각색단자, 석탄병 등은 거의 1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백설기는 떡의 기본이면서 떡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것으로, 쌀을 불려서 찌고 체에 내려서 설탕이나 꿀을 타면 되는 것으로 가장 시간이 적게 걸리는 떡이다.


5. 떡과 찰떡궁합인 재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피를 맑게 하는 쑥이 있다.

그 외에 호박, 밤, 대추, 과일, 잣 등 잡곡이 떡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재료!
맨드라미, 백령초 등으로 색을 냈던 증편, 송편, 꿀떡 등에는 요즘 색과 향을 내기 위해 딸기 시럽이 들어간다는데 떡과 아주 잘어울린다고 한다.


6. 약 대신 떡?

약 만한 떡이 있을까?

하지만 우리가 가장 쉽고 흔하게 알고 있는 떡에도 있다. 약식, 약과 등은 약이 되는 떡과 과자라는 뜻으로 쓰였고, 봄에 많이 먹는 쑥떡은 위장에 좋은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고혈압이나 허약한 사람에게 좋은 구기자화전도 있으며, 호박이 들어가는 떡은 비만인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