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설

지난 월드컵때 대표팀이 먹었던 스테미너식(펌)

수水 2004. 4. 23. 09:59
광주에서 스페인전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 독일전을 치르며 선수단이 묵었던 곳은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서울 호텔.

이 호텔 수석조리장으로 우리 선수들의 먹거리를 책임졌던 김영래(46)씨는 "선수단의 영양사와 상의해 소진된 체력을 최대한 빠르게 회복시켜 줄 수 있는 영양식으로 메뉴를 정했다"고 했다.

그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기상천외한 특별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식단을 짤 때 기름기가 많은 고기류는 잔뜩 긴장해 있는 선수들에게 소화장애를 일으키거나 민첩성에 방해를 줄 수 있어 삼갔고, 대신 살아있는 바닷가재나 장어 등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내놨다.

또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쇠꼬리찜과 영양 만점에 소화도 잘 되는 메로구이를 제공했다고. 히딩크 감독은 한식·양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지만 특별히 그가 좋아하는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나 계란 프라이는 늘 따로 준비해 서비스했다고 한다.

金조리장은 "예부터 쇠꼬리탕은 여자들의 산후 몸보신용이나 몸이 허약해 빈혈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보양식으로 먹였다"며 "이를 선수들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재료로 독특한 방법의 쇠꼬리찜을 만들어 스태미나식으로 냈다"고 말했다.

다음은 金조리장이 공개한, 독일전이 벌어진 25일 우리 선수단이 하루 동안 먹은 식단이다.

◇아침은 든든하게=경기 시간을 고려해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로 식사 시간을 다소 늦추고 기본적으로 아메리칸 모닝 뷔페로 준비했다. 특별 포인트로 우리네 일반 가정에서 먹는 스타일을 가미했다.

어머니나 아내의 손맛을 느끼게 하는 콩나물 북어국과 쇠고기 양지머리.야채를 넣어 끓인 우거지갈비탕을 내놔 원하는 대로 골라, 든든하게 속을 채우도록 했다. 밥은 영양밥. 밑반찬으로 계란 프라이·오믈렛·한약재 배추김치도 준비했다.

◇점심은 부담없게=오후 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먹은 점심 식탁의 주메뉴는 고단백 영양식으로 구성했다. 소화 부담이 높은 쇠고기나 돼지고기 요리는 준비하지 않았다.

데리야키 소스를 발라구운 장어에 훈제연어·초밥·조기 구이·탕수새우·관자살꼬치 등 해산물 요리가 주류. 요즘 젊은층에게 인기있는 안동찜닭도 토종닭을 활용해 만들어 내놨다.

디저트 코너엔 수박·멜론·포도·배·파파야 등 과일과 식혜·오미자 냉차 등을 놓아 골라 먹고 마시도록 했다.

◇저녁 대신 새참으로=경기를 하기 전에 과다한 식사는 금물. 저녁식사를 대신해 오후 5시30분부터 새참시간을 마련했다.

메뉴는 탄수화물 중심의 햄&치즈 샌드위치·해물스파게티·온면 등 세가지. 참을 먹은 뒤 상암경기장으로 떠나는 선수들에게 영양 가득한 미숫가루 음료를 한통씩 만들어줘 경기가 끝낼 때까지 허기를 달래면서 스테미너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를 마치고 양껏=경기를 마치고 오후 11시30분부터 시작된 저녁식사는 다음날까지 이어졌는데 식탁엔 쇠꼬리찜·쇠갈비구이·양갈비구이·깐소새우·탕수육 등 경기를 앞두고 볼 수 없었던 고기 요리가 중심이 됐다.

특히 쇠꼬리찜과 쇠갈비찜에는 홍삼 등 한약재를 넣어 선수들이 지친 몸을 빨리 추스르도록 했다.





한국 대표팀 스테미너 요리 4선


▨ 영양밥

▶재료=잣 8g,대추 12g,생율 40g,인삼 40g,은행 20g,흑미 80g,현미 80g,멥쌀 80g,찹쌀 40g,차조 40g

▶만드는 법=①쌀류는 깨끗이 씻어서 체에 건져 놓는다. ②은행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껍질을 벗긴다. ③대추.인삼.잣도 손질해 준비한 뒤 모든 재료를 섞은 다음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 쇠꼬리찜

▶재료=쇠꼬리 1㎏,표고버섯 6개,무 반개,당근 1개,생율 80g,대추 40g,은행 20g,잣 10g,청피망 2개,홍피망 2개,계란 1개,브로콜리 1백20g

▶양념장=간장 5백g,청주 20㎖,물엿 10㎖, 다진 파 20g,마늘 10쪽,다진 양파 2개,다진 배 1개, 참기름 3큰술, 깨소금 2큰술, 소금.후추 약간씩, 한약 진액 1백㎖(가시오가피.홍삼 등 각종 한약재를 물에 넣고 약한 불에서 달인 국물)

▶만드는 법=①쇠꼬리는 1.5㎝ 두께로 토막 쳐서 기름을 제거하고 흐르는 찬물에 가볍게 헹군다. ②무와 당근은 껍질을 벗기고 깨끗이 씻어 밤톨만한 크기로 썰어 모서리를 둥글게 깎는다.③피망은 반 갈라 씨를 털고 큼직하게 썬다. 마른 표고버섯은 미지근한 물에 불려 기둥을 잘라 내고 2등분한다. 이때 불린 물은 두었다가 찜국물로 사용. ④손질한 꼬리에 양념장을 버무려 하루 동안 냉장실에 재워 둔다. ⑤냄비에 양념한 꼬리를 넣고 표고버섯 불린 물을 자작하게 부은 후 한소끔 끓인다. 이어 손질한 무와 당근.버섯.생율.대추.은행.잣을 넣고 끓이다가 어느 정도 익으면 서서히 뜸을 들이면서 피망과 브로콜리를 넣고 졸인다.

▨ 해물 스파게티

▶재료=스파게티 면(건조) 3백20g,오징어 80g,모시조개 1백60g,홍합 2백g,관자살 80g,새우 80g,토마토 2개,올리브오일.소금.후추.바질.오레가노 약간씩

▶만드는 법=①올리브 오일을 약간 넣은 끓는 물에 스파게티 면을 삶아 둔다. ②오징어.관자살.홍합.모시조개.새우 등 해산물은 손질해 데쳐 놓는다. ③토마토를 갈아 올리브오일에 볶고 소금.후추로 간을 하며 바질과 오레가노를 넣어 향을 낸다. ④데쳐 놓은 해산물을 넣고 살짝 끓인다. ⑤스파게티 면에 토마토소스를 부어 내놓는다.

▨ 미숫가루 음료

▶재료=미숫가루 1백g,우유 3백㎖,물 1백㎖,꿀 2작은술,설탕 2작은술

▶미숫가루=①재료를 비율(보리쌀 17%,멥쌀 12%,찹쌀.현미.깐콩.현미배아 각 10%,통밀 5%,옥수수.검정콩.기장 각 3%,율무.당근.깐밤.조.수수.검정깨 각 2%,다시마.참깨 각 1.5%,땅콩.들깨 각 1%)대로 준비한다. ②보리쌀.멥쌀.찹쌀.현미.통밀은 물에 불렸다가 찜통에 거즈를 깔고 쪄내 채반에 펴서 말린다. 딱딱해질 때까지 말려야 빻기가 좋다. 빻아서 가루를 낸다. ③옥수수.검정콩.기장.율무.당근.깐밤.조.수수.검정깨.다시마.참깨.깐땅콩.들깨는 찬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이어 달군 프라이팬에 넣고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볶는다. ④손질한 모든 재료를 절구나 믹서에 넣고 고운 가루가 되도록 빻는다.

▶만드는 법=5백㎖짜리 용기에 미숫가루.설탕.꿀을 먼저 넣고 그 위에 물과 우유를 부어 마개를 단단하게 닫은 다음 흔들어서 잘 섞는다. 물의 일부를 우유로 대체해 영양과 고소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현미배아는 근육에 좋은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피로를 푸는 데 좋다. 얼음을 동동 띄워 신선함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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