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사'자도 모른다며
한소원
1.
너는
구박을 했지
내가 아는 '사'자라곤 퍼뜩에
죽을 '사'
'잘났어 정말, 죽을래?'
'사랑에 '사'자 모른다고 죽냐
대한민국법에 그런 거 없다
그런 넌
사랑에 '랑'자 아냐?'
'그 어려운 걸, 당연 모르지'
'난 안다'
'뭔데?'
'비밀이다,
기무부대에서 잡아간다'
2.
소음을 이기며 우리는 정류장에서 키키덕 거리며 이야기꽃을 피웠었다 살면서 한번쯤 깃털처럼 가벼이 나누었던 코믹스런
대화가 눈보라처럼가슴을 들이칠 때, 잊혀졌던 푸른 기억들이 불시에가을 열매처럼 농익어
상실을 일깨울 때 그런 때 있다 봉숭아 꽃물같은 입술만 삐죽거렸을 뿐 더 이상 묻지 않았기에 비밀은 또 충분하고
넉넉하게 비밀에 붙혀지고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놀이터든 공원이든 기둥기둥 줄기차게 사랑의 낙서를 해대는 것이다
-사랑에 '랑'자는
너랑 나랑의 '랑'자였다
* 200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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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하늘색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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